성공이 만든 리더의 위기와 성장의 심리학 - Part 6. 지난 직장생활을 회고하며 조직 생활의 금기를 돌아본다.

현대 조직생활의 금기

최근 들어 조직을 운영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조직원들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하다 보니 한 가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리더십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해 왔지만,
정작 팔로워십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삼국지를 다시 떠올리게 됐다.
리더로서의 나, 팔로워로서의 나,
그리고 내가 팀원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삼국지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돌아보고 싶어졌다.

우리는 리더십에 대해서는 자주 이야기한다.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인지,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끝없이 말한다.

하지만 팔로워십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꽤 이상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리더로 있는 시간보다
팔로워로 지내는 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가 되기 전에,
우리는 사실 좋은 팔로워로 살아가는 시간을 더 오래 보낸다.

훌륭한 팔로워가 되는 방법을
몇 가지 공식처럼 정리하는 건 쉽지 않다.
현실은 늘 상황마다 다르고, 조직마다 조건도 다르다.

다만 조직생활을 하면서
이것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준만큼은
의외로 분명하다.

그리고 그 기준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로를 보면
꽤 선명하게 드러난다.


첫째. 리더와의 사적인 관계를 앞세우지 말 것

허유는 젊은 시절 조조와 막역한 사이였다.
그는 조조를 어린 시절 이름인 ‘아만’이라 불렀고, 그 인연을 은근히 드러내며 살았다.
하지만 공적인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 사적인 친분은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조직의 위계는 사람의 우열을 가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역할과 책임을 나누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다.
이를 감정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순간, 관계는 신뢰가 아니라 부담이 된다.
허유가 실패한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관계의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둘째. 대책 없는 불만만 늘어놓지 말 것

공융은 늘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비꼬는 말로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는 데 익숙했다.
조조가 식량 절약을 위해 금주령을 내렸을 때
“그렇다면 여자도 금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한 일화는 그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공융은 언제나 자신이 옳다고 믿었다.
하지만 조직에서 옳음은 혼자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책임질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그는 팀원이기보다는 구경꾼에 가까웠고, 그 거리감은 결국 그의 자리를 좁혔다.


셋째. 조직 안에서 개인사업자처럼 행동하지 말 것

양수는 재능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문제는 그 재능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조조의 의중을 미리 읽었다고 생각했고, 한중 전투에서 독단적으로 철수를 준비했다.
그 판단은 조조의 신뢰를 무너뜨렸고, 결국 그의 목숨까지 앗아갔다.

조직에 속한 순간, 개인의 재능과 시간은 조직의 자산이 된다.
언제, 어떻게 쓰일지는 개인이 아니라 리더가 판단한다.
능력은 방향과 함께 갈 때만 자산이 된다.
양수의 비극은 무능이 아니라, 앞서 나가려 했던 독단에서 비롯됐다.


넷째. 결정 이후에 다른 방향을 바라보지 말 것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얼마든지 의견을 낼 수 있다.
오히려 그것은 팔로워의 역할에 가깝다.
하지만 최종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순간부터 방향을 유지하는 일은 리더십의 영역이다.

최염은 명망도 있었고 능력도 뛰어났다.
하지만 그는 조조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는 원칙의 문제가 아니라 질서의 문제였다.
이미 출발한 버스의 노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려야지,
운전사에게 방향을 바꾸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허유, 공융, 양수, 최염은 모두 조조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능이 아니었다.
대부분 유능했고, 명망도 있었다.
문제는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이건 리더가 고민해야 할 문제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절반만 맞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팔로워가 자기 역할을 오해하면, 리더십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물론 이것이 생각 없이 따르라는 뜻은 아니다.
상호보완적 관계란, 각자의 위치와 역할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 시작된다.
마음이 복잡해질 때는 예양의 말을 떠올려 볼 만하다.

“범씨와 중항씨는 나를 보통 사람으로 대했고,
지백은 나를 선비로 대했다.
나 역시 그에 상응해 보답했을 뿐이다.” 


마리타임 사업에서 이 이야기가 더 중요한 이유

허유·공융·양수·최염의 이야기는 오래된 역사 속 인물의 비극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옮기면, 오늘날 조직에서도 낯설지 않은 장면들이 겹쳐 보인다.

1. 사적 친분을 능력으로 착각하는 사람,
2. 비판은 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사람,
3. 조직의 방향보다 자신의 판단을 앞세우는 사람,
4. 결정 이후에도 계속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


현대 조직이라고 해서 본질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나아가 마리타임 사업에서는 이런 행동은 곧바로 사고와 손실, 그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마리타임 산업에서는

능력보다 태도,
말보다 위치 인식,
개인의 판단보다 조직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

삼국지 속 인물들이 실패한 이유는
조조가 잔혹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모두 자기 자리를 오해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마리타임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성공하는 사람은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정확하게 자기 역할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예양의 말이 지금도 유효한 이유다.

“범씨와 중항씨는 나를 보통 사람으로 대했고,
지백은 나를 선비로 대했다.
나 역시 그에 상응해 보답했을 뿐이다.”

조직에서의 태도란 대우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위치에 대한 이해에서 결정된다.
바다 위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런 회고와 변화하는 생각들이 과연 나의 성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문득 이런 의문도 든다.
유비나 손권, 그리고 제갈공명은
허유·공융·양수·최염과 같은 행동을 한 적이 없었을까?

결국 문제는 개인의 팔로워십만이 아니라,
리더의 자질과 성향이 팔로워의 태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생각은 조직생활을 한지 20년이 넘어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나는 여전히
누구와 함께하느냐’라는 문제를 중요하게 붙들고 있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을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조조와 함께하고 있는 걸까 ?
그래서 결국 좋지 않은 결말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
아니면 유비와 함께하기에, 비록 느리고 험하더라도 다른 길을 걷게 될 수 있을까 ?

아직은 답을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조직에서의 선택은 언제나 일의 방향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삶의 방향을 함께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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