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와 기술사이에서 스마트 마린 컨설턴트의 이야기 - Part 2: 현장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결하는가

 

현장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결하는가

1편에서 저는 “스마트 마린 컨설턴트가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가”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물어보셨습니다.

“현장에서는 실제로 어떤 문제들이 있나요?”
“왜 그 역할이 꼭 필요한가요?”

그래서 2편에서는 제가 현장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마주치고 있는 문제들,
그리고 그 문제를 왜 누군가가 정리하고 이끌어줘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스마트 선박 기술은 빠른데, 현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스마트 선박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AI 기반 엔진 진단, 디지털 트윈, 원격 모니터링, 고도 자동화 장비…
선박은 이제 단순한 철 덩어리가 아니라 데이터가 흐르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다릅니다.

기술은 빠르지만, 운영·관리·규제·보안·인력 체계는 여전히 과거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에서 이런 문제가 생깁니다.

  • 장비 벤더마다 기술 기준이 다르고

  • 선급 규정과 IMO 규정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고

  • 선사가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 사이버보안 기준이 모호해 실제 도입 단계에서 멈춰버리고

  • 데이터는 모으는데 “어디에 써야 할지” 방향이 없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런 현실은 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정확히 어디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무엇을 우선순위로 잡아야 하는지,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
정리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제가 하는 일입니다.


🌊 2. 해양 컴플라이언스는 ‘문서’가 아니라 ‘운영 체계’다

IMO 2021, Cyber Risk Management, IACS UR E26/E27, 각국의 사이버보안 지침 규정은 점점 강해지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문서는 맞는 것 같은데…이걸 실제 운영에 어떻게 적용하죠?”

문제를 단순하게 보면 안 됩니다.
해양 컴플라이언스는 단순 인증이 아니라 운항 안전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돕는 일은 이렇습니다.

  • 규정을 기술적으로 해석하고

  • 실제 선박 운영에 적용 가능한 구조로 바꾸고

  • 선사, 조선소, 벤더가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조율하고

  • 운영 가능한 로드맵과 위험 평가 체계를 정립하는 것

즉, 규정이 아니라 현장 언어로 다시 번역해주는 역할입니다.


🔐 3. 사이버보안은 기술보다 “이해 부족”이 더 큰 위험이다

사이버보안 문제는 늘 기술 부족이 아니라
이해 부족에서 시작됩니다.

✔ “선박이 해킹될 리가 있나요?”

→ 이미 글로벌 해운사 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 “서버는 안전한데요?”

→ 문제는 서버가 아니라 엔진 제어, 네트워크 분리, 크루 장비입니다.

✔ “보안 장비만 설치하면 되죠?”

→ 장비는 도구일 뿐, 운영 체계가 없으면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는

기술 사이버보안을 ‘운항 안전의 문제’로 바꿔 설명하는 것

보안은 IT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엔진, 조타, 항해 안전성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기본 개념을 바꿔줘야 다음 단계가 가능합니다.


🛠️ 4. 스마트 마린 컨설턴트가 필요한 이유

제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실감하는 것은 기술, 규정, 운영, 보안…
이 네 가지가 서로 따로 움직이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해양 산업은 기술이 빠르게 닿지 않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복잡한 구조를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합니다.

제가 수행하는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술 문제를 규제의 언어로 번역하고

  • 규제의 언어를 현장 운영 관점으로 다시 해석하고

  • 보안 요구사항을 기술 아키텍처에 녹이고

  • 그 모든 흐름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연결해

  • 실제 “운영 가능한 상태”까지 만드는 것

즉, 단순 컨설팅이 아니라 조율자, 전략가, 기술 리더, 문제 해결가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것입니다.


🧭 5. 그래서 오늘도 바다에서 새로운 문제를 만난다

스마트 선박 시장은 지금도 변하고 있고, 내일 또 어떤 규제가 등장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입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지만,
그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도록 길을 만드는 일은
누군가가 반드시 해줘야 한다는 것.

그게 바로 제가 스마트 마린 컨설턴트로서 오늘도 이 바다 위에서 맡고 있는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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